반응형
사촌 형님이 시집을 내셨다
▶ 텃밭 시학 시선 09 수화하는 나무
사촌 형님은 청각장애인이시다
어릴 때 포탄을 가지고 놀다가 포탄이 터지는 바람에 귀를 다치셔 그 후로 소리를 거의 못 듣게 되었다
보청기를 했지만 거의 무용지물이다
말하는 입모양으로 겨우 말소리를 알아들으신다. 그만큼도 각고의 노력의 결과다
그런 난관을 이기고 건축 분야 일급 기술사가 되셨고 건축사 사무소를 하신다
바둑 수준도 상당하시어 내가 알기로는 1급 ( 아마4단 ) 정도의 기력이시다
얼마 전에는 KT&G 복지문화재단 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더니 이번에 시집을 내신 것이다
시의 대부분은 들을 수 없는 상황을 이야기하신 게 많다
해설한 감동원 시인, 평론가는 시 "수화하는 나무"를 읽고 있으면 다리 위에서 두려움의 충격으로 얼굴을 감싸고
떨고 있는, 에드바르트 뭉크의 "절규"가 떠 오른다 했다
내가 아무리 가까운 인척 동생이지만 당사자의 그 고통과 아픔은 감히 알 수가 없다
형님의 시 "어머니"의 어머니는 내게는 큰 어머니가 되신다
돌아 가신지 꽤 되셨지만 내 기억 속에는 인자하신 큰 어머니셨다
잠시 옛 생각에 읽던 시집을 살그머니 덮고 창 밖을 잠시 쳐다보았다
큰 어머니의 웃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형님..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좋은 시 많이 써 주세요
728x90
'나의생각-글을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평 )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130) | 2021.12.15 |
---|---|
(서평) 선물의 문화사-조선 19가지 선물 (76) | 2021.11.12 |
(서평) 한강-소년이 온다 (108) | 2021.11.03 |
(서평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나 또한 믿기 쉬운 '가짜 뉴스의 심리학' (63) | 2021.10.09 |
(서평) 히가시노 게이고-회랑정 살인사건 (130) | 2021.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