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서평)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제임스 S. 게일
이용하던 도서관이 리모델링을 하는 바람에 다른 도서관을 찾아 책을 빌렸다
도서는 많지 않지만 그래도 읽을 만한 책은 많이 있다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눈에 들어온 건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 1888~1897 "
이라는 제목의 책이다
지은이는 제임스 S .게일 옮긴이는 최재형이다 ( 이하 게일이라 한다 )
게일은 1863년생으로 캐나다의 선교사이다
1888년 토론토 대학교를 졸업하고 조선 선교사가 되었다
황해도 해주 지방과 경상도 지방에서 전도하며 성서를 한글로 번역했고 영어를
가르쳤다
한국 최초의 한영 사전을 간행하였고 춘향전, 구운몽 등을 영역하여 한국을
세계에 알렸다
1894년 설립된 연동교회의 1대 담임 목사이기도 하였으며 구한말 역사의 현장에서
소중한 기록을 많이 남겼다
명성왕후가 시해되던 날 고종을 알현하기도 하는 등 근대 역사 현장에 있었으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해 많이 안 최초의 이방인이다
1928년 은퇴하고 영국으로 건너 갔으니 40년은 조선에서 보낸 셈이다
이 책은 1888년부터 10년간 전도 생활을 하며 겪었던 그의 느낌과 여행기 등을
저술한 내용이다
<Korean Sketches>라는 제목으로 미국, 영국, 캐나다에서 출간하였는데,
해당 원서는 서방 세계에 그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소개한 최초의 저서라고
한다
책의 여러 부문에서 이방인의 눈으로 본 그 당시 사람들에 대한 느낌과 이방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조선 사람들의 흰 옷과 통 넓은 바지를 보고 경악했던 것이 떠오른다.
왜 저런 옷을? 그리고 저 상투는 또 뭐지? P17
아이들은 내가 다가가기 무섭게 달아났지만 개들은 아니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을 받았다. 그 모습이 선하게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또 문화,관습이 다른 그 당시 사람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고 느껴지기도
했으나 어떤 부분은 잘 못 된 시각이라는것을 짐작하게 하였다
조선 사람들의 방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났는데, 대체 무슨 냄새일까 알아내려고
몇 달 동안이나 애를 썼다.
어딜 가든 이 냄새를 맡을 수 있었는데, 마침내 냄새를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그건 두 냄새가 합쳐진 것인데, 하나는 구석에서 타닥타닥 타고 있는 아주까리기름
냄새였고, 다른 하나는 일렬로 천장에 매달려 곰팡이를 피우고 있는.. P177
조선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는 조선 친구들을 항상 진실로 대하고, 그들이 요청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도우려고 애썼다.
이곳에서 가장 흔한 작별인사는 “Nail do orita(내일 또 오리다)”인데, 대부분은
오지 않았다.
친구들 대부분이 이런 약속을 하고 돌아갔기에 나는 곧 내 가까운 친구들이 모두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P235
그는 또 조선을 "산외유산 산불진"이라고 표현 하기도 했다
김인후(金麟厚)의 〈백련초해(百聯抄解)〉의 다음 구절에서 인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山外有山山不盡(산외유산산부진):산 밖에 산이 있어 산이 다하지 않고,
산 넘어 산, 끝없는 산이라는 뜻이다
요즘 내가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은 절대 좁은 땅이 아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자세히 알게 된 한국의 놀이도 잇는데 그것은 바로
정월 대보름날이나 단옷날 했던 석전(石戰)이다
석전(石戰)은 말 그대로 돌(石) 싸움(戰)으로, 눈 뭉치 대신 돌덩이를 힘껏 던진다
돌에 맞아서 즉사 하는 사람도 있다고 책에서는 쓰여 있다
어느 조선인보다 조선인 같았던 제임스 S. 게일의 조선의 마지막 10년
한 번 읽어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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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이 바라보는 조선의 모습이네요.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수도 있겠네요. 흥미롭게 보고 쏭 ^^ 갑니다.
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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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전....눈이 아닌 돌을 던지는......맞아서 죽으면....와....너죽고 나 산다의 게임인가요?ㅠㅠ
답글
우리 역사의 흔적이라!!좋고 많은 내용들이 담겨있을 것 같아서 궁금증을 자아내는 책이네요
소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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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하고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는데도 당시에 선양인들 꽤 많이 들어왔었나봅니다. 그 전에 천주교도 들어오고 동학에 영향을 준것도 그렇고요.
답글
석전 얘기를 듣다보니 저도 어릴적 밤마다 동네형들이 다른 동네 형들과 싸우던 때가 생각나네요. 생각보다 심각하게 싸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
제임스 S. 게일의
답글
조선의 마지막 10년 읽어보고 싶네요.
그분의 눈으로보면 우리가 이상해 보였겠죠.
조선의 백성들은 또 그분이 이상해 보였을거에요.
시간을 내어 가까운 도서관에 들려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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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을 가진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본 조선 말기가 어땠을지 많이 궁금하네요.
답글
'내일 또 오리다'가 작별인사...
"언제 밥 한 번 먹읍시다!"랑 같은 거였군요. 재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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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라는 나라를 전 세계에 알린 분이시군요
답글
아주까리 냄새는 모르겠고
저도 시골집 방에 걸려 있던 된장 냄새가 정말 싫었었는데..ㅎㅎㅎ
파란눈의 이방인 눈에 비친 조선은 어떠했는지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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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눈으로 적은 글이 남아 현대의 우리들에게 100여년 전의 조상들 모습을 유추할 수 있게 하네요. 아주까리 기름이 동백기름 같은 건가요? 예전 저희 할머니께서도 머리에 기름을 바르시고 단정하게 쪽을 지셨거든요. 천장에 매달려 곰팡이 피우는 건 아마 메주일 것 같고요. 발효의 민족~~~ ^^
답글
"내일 또 오리다"가 지금의 "밥 한번 먹자" 이런 건가 봐요. ㅎㅎㅎ 석전에 대해서는 저도 들은 적 있어요. 예전 정월대보름에 동네단위로 이 놀이를 하다 즉사하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고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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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시선으로 그린 조선의 모습, 저도 이 책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석전은 어렸을 때 저도 들어봤어요. ^*^
답글 -
오래 전 캐나다 선교사의 눈으로 비춰진 조선과 조선인의 생활이 어땠을까 하고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아주까리 기름과 천장에 매달아 놓은 곰팡이는 아무래도 메주겠지요?
답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