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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空空)의 시선

독후감

(서평) 한강-채식주의자

空空(공공) 2022. 2. 7.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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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채식주의자'를 읽고 며칠간은 좀 마르신 분을 보면 무의식 중에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도 그 어떤 환상에 집착 되어 있었는 적이 없었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상상만으로는 충분히 법을 어겼을만한 일이지만 이성이 있기에 실천을 

못 한 일들이 많다


영혜의 언니 은혜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회한의 생각들은 살아오면서 많았다

'그래 선택했어' 

그 순간에 다른 선택이었다면 분명 이 길이 아닌 다른 길로 가고 있었을 것이다

중간의 과정만 다른 것이 아니라 분명 목적지도 달랐을 것이다

그 후회적인 선택의 순간은 내 상황이 안 좋을때 마다 떠 올라 잠시 잠시 괴롭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맨부커상에 빛나는 소설 "채식주의자"는 연작 소설이다

제목의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거부하는 영혜를 바라보는 그의 남편 '나'의 이야기이고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은 영혜 언니의 남편 즉 형부 이야기이며 

마지막 '나무 불꽃'은 언니인 은혜가 화자이다


각각이 중편 소설로 엮여 있고 합하면 장편 소설이 된다

작가는 한 여자가 베란다에서 식물이 되고, 함께 살던 남자는 그녀를 화분에 심는 

이야기 '내 여자의 열매'를 집필 후그 변주를 쓴다는 생각에 이 연작을 2002년부터 3년간 

집필하였다 한다



'몽고반점'은 욕망과 예술혼을 잘 혼합시켜 '예술과 외설'을 구분 짓게 하는 내용으로 읽힌다

이 책은 출간된 이후부터 맨부커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판매량은 3만 부에 그쳤으나, 

수상 후 단 3일 만에 32만 부를 

돌파하였다 한다

 




내가 믿는 건 내 가슴뿐이야. 난 내 젖가슴이 좋아. 젖가슴으론 아무 것도 죽일 수 없으니까. 손도, 발도, 이빨과 세치 혀도, 시선마저도, 무엇이든 죽이고 해칠 수 있는 무기잖아. 하지만 가슴은 아니야. 이 둥근 가슴이 있는 한 난 괜찮아. 아직 괜찮은 거야. 그런데 왜 자꾸만 가슴이 여위는 거지. 이젠 더 이상 둥글지도 않아. 왜지. 왜 나는 이렇게 말라가는 거지. 무엇을 찌르려고 이렇게 날카로워지는 거지.
                                                채식주의자에서

두고두고 그녀는 의문했다. 그날 아버지의 손을 막을 수 없었을까. 영혜의 칼을 막을 수 없었을까. 남편이 피흘리는 영혜를 업고 병원까지 달려간 것을 막을 수 없었을까. 정신병원에서 돌아온 영혜를 제부가 냉정히 버린 것을 말릴 수 없었을까. 그리고 남편이 영혜에게 저지른 일을, 이제는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값싼 추문이 되어버린 그 일을 돌이킬 수 없었을까

                                              나무 불꽃 중에서



한강의 저서는 다 읽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