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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空空)의 시선

시사

취약 계층 그만 울려야 한다

空空(공공) 2015. 3.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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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복지 예산 비율이 OECD 국가중 가장 낮은것으로 지난 2월 발표 되었다

거기에다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한국은 전형적인 '저부담-저복지' 국가이지만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 비해 사회복지 지출은 크게 적은 '불균형한 지출'이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또한 올해 복지예산비율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과 저출산 관련 복지예산은 줄줄이 삭감 되었다

"그러니 그대 쓰러지지 말아"란 책을 쓰신 김재식님 블로그를 읽다가

도저히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다

"저승 사자가 다녀 갔다" 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셨다

http://blog.daum.net/knanum

 

 

<저승사자가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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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구청에서 나왔습니다”
“...예, 무슨 일인데요?”
“오래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 조사해서 집으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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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에둘러 모양 갖추고 완곡한 단어를 쓰지만 내용은 그랬다.
작년에도 두 번 나왔는데 올해도 또 솎아내러(?) 나왔는가보다.
오죽하면 병원에서 장기입원을 할까?
그것도 보통 병도 아니고 희귀난치병 등록을 한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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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또 다른 희귀난치병 아가씨랑 우리 병실에 두 명이 조사 대상이다.
한 사람은 기초수급자, 아내는 국가유공자로 의료급여대상자.
돈 많아서 본인이 내는 사람이야 당연히 조사할 이유도 권리도 없다.
구청이 예산으로 병원비를 내주는 경우가 생사여탈의 대상이 된다.
그러니...저승사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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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서 살면서 외래로 치료 다니세요.
“혼자서는 거동도 못하는데...”
“장애활동도우미 시간 받아서 도움 받으시면 되잖아요.”

.
- ‘지랄... 말이라고 아무거나 하나?’
조사 나온 사람들이 여자 직원이라 겉으로 대놓고 못하고 속으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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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 1급으로 4년 있었지요.
마지막 세 번째 심사에서 갑자기 5급(복합4급)으로 추락시키더군요.
이의신청하고 신문에 호소하고 별 짓 다해도 철벽이더군요.
건강공단인지 정부예산삭감공단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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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보세요, 이 사람은 소변 대변 장신경이 다 마비되어 중증장애대사 받았어요.
사지마비 진단받고 허리도 못숙이는데 자기 손으로 소변 뺄 수 있어요?
곁에 사람 없으면 하루 이틀이면 죽어 나갈 건데,
혼자 힘으론 살 수도 없는 사람이 장애5급인가요?
활동이 가능하고 직장도 다닐 수 있는 기준인 5급요?
팔이나 다리가 하나 잘려나가도 의수 의족하면 혼자서 돈도 벌고 일도 다녀요.
그런 분들도 2급, 3급을 받는데 혼자서는 살지도 못하는 사람이 5급이요?“

“이의신청해보셨어요?”
“또 지랄...(속으로), 예산 줄이려고 할당에 가깝게 내려놓고 담당이 뭔 힘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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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만 끄덕이고 말이 막히는지 쳐다만 보고 있다.

“장애 1급이나 2급 중증 아니면 장애활동도우미 한 시간도 없는 거 아시지요?
그렇게 다 짤라 놓고 집으로 돌아가라구요? 그러니까 가서 그냥 죽으라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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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있다가는 봉변을 당할 분위기라 그랬을까? 몸조리 잘하라고 말하며 나갔다.
그래도 남는 말,

“아마 도청에서도 또 나올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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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포기하고 짐 쌀 준비나 하라는 걸까?
아무렴 철벽같은 공무원들의 윗 지시 따르기에 서민이 무슨 힘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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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분함이 가지를 않는다.
그리고 불안이 교대로 밀려오고 차라리 구청 민원실 입구에 가서
아내와 같이 죽어버릴까? 별 생각이 다 든다.
공무원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그 자리에 있는데 그건 매너가 아니지
나가라고 내려가라고 통보만하면 되는 거 아니지,
직접 칼 들고 목숨줄을 끊어주어야 최소한 주인에게 할 태도가 아닐까?
그래도 안 해주면 직접해야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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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부터 20년을 의료보험 불입했다.
그리고 후로 20년 정도 아이들 셋 산부인과 출생 때 외에는 수술한 번 없이 살았다.
정말 돈만 꼬박 내고 기껏 이빨 빼거나 몸살 감기약 지어먹는 정도로.
아버지는 6.25 전쟁 때 장교로 낙동강 전투에서 생명을 걸고 싸웠다.
그래서 화랑무공훈장을 받았고 국가유공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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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제 아내가 아파서 혜택을 좀 받으려니까 국가예산 절약하게 나가 죽어라?
장애도 깎아내리고 활동보조도 없애고 병원에서 치료도 받지 말란다.
아내의 병은 몇 주 몇 달만 재활치료를 안 받으면 온몸이 굳어진다.
이미 사지마비로 목도 못가누고 3년을 넘게 버티다 재활7년차에 간신히 쥐꼬리만큼 회복중이고 유지에 급급한다.
하지만 언제고 다시 재발하면 도로 원위치로 쳐 박히는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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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누가 어떤 방법으로 그걸 감당하라고?
왜 재활치료사들을 대학교에서 양성하고 그리고도 계속 교육을 시킬까?
그냥 고등학교 졸업하면 집에서 늙으신 부모를 상대로 배우고 오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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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한발만 더, 하루만 더’라고 각오를 새롭게 하며 글을 올렸다.
오늘은 ‘그래도 사는 이유’라고 또 마음을 다졌다.
그럼 뭐하나? 이런 나라에서,
수시로 기운 빼고 생사여탈권을 가진 공무원들이 들이닥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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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열흘 전 200만원에 가까운 돈을 할부로 내고 국립암센터에서 항암주사를 맞았다.
이제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별 변화가 없다면 아마 평균 6개월마다 그래야 할거다.
이런 개떡 같은 복지국가에서 정신만 차리고 버티고 사는 게 언제까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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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에 경향신문에 박근혜 복지관련 기사로 우리를 인터뷰해서 나갔다.
그리고...무진장 얻어맞았다. 인터넷으로. 기사에 댓글로.
그러게 잘 믿고 찍어주지 왜 병신 짓을 하고 속상하고 그러냐? 당해도 싸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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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가 4대질환 복지향상을 약속한 것을 믿었는데 발등 찍힌 거 같다고 한 말에.
나와 아내는 다른 사람에게 투표했다. 별로 신뢰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기왕 대통령이 되었으니 공약한 것을 잘 지켜 달라고 했다.
누가 리더가 되던지 중증환자들과 가족에게 너무도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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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해와 욕은 바가지로 얻어쳐 먹고 이렇게 또 당하며 산다.
공무원들은 내 가족 생명이 달린 거 아니라서 예산이 1순위고 지시가 ‘갑‘이다.
남의 가족이 치료 못 받아 죽던지 쫓겨나던지 다음 문제고 ‘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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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거 알까?
독일에서 히틀러가 유태인 잡아갈 때 내 민족 아니고, 내 교단 아니고
내 마을 사람 아니고 하다가 나중에 자신이 잡혀갈 때 곁에 아무도 없었다는 이야기.
공무원도 그렇게 하다가는 언젠가 내 가족이 중증환자가 되고 본인이 가족되면
아마도 저승사자의 방문을 받을지도 모른다.
구해달라고, 억울하다고 소리 지르면 누가 남아있을까?
곁에, 국민으로, 여론으로...

오늘 다녀간 저승사자는 피라미고 꼬리다.
몸통은 뒤에 다른 곳에 있고, 우리 같은 서민은 나중에도 없다.
그런데 대놓고 욕도 못하겠다.
그 몸통을 만들어주고 손에 칼을 준 사람들이 거의 서민이고 약자고 장애인이었기에.
이런 이해할 수 없고 어처구니없는 미스테리가 또 있을까?


‘오호 애재라, 오호 통재라

             ( 김 재식님의 블로그 "희망으로" 에서 옮김)

 

 

2014년보다 예산을 늘려도 시원찮을판에 예산을 줄였다

정말 한심한 정책이다

 

힘없는 백성들은 정말 서럽다